중고 서점을 기웃거리다가 빨간 표지에 끌려 <요리코를 위해>라는 책을 집어들었어요.
몇 페이지쯤 읽었을까 이 단란한 가정 속에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을지 무척 기대되더라고요.
저는 일본 추리소설 특유의 반전을 너무 좋아해요.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어떤 부분을 내가 놓쳤는지 깨달을때 쯤 이마를 탁 치게되고, 어떤 틀에박힌 사고가 나의 시야를 좁혔는지 깨닫게 되면
참 소름돋더라고요.
<요리코를 위해> 의 전반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전개
1. 요리코의 어머니가 요리코의 동생을 임신하였을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얻게 되었고 아이는 유산 되었다.
2. 요리코의 부모님은 요리코의 행복을 자신들의 행복이라 여기며 애지중지 요리코를 키웠다.
3. 어느날 요리코가 인근 공원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4. 요리코의 아버지는 우연히 죽은 요리코의 임신사실을 알게되었고 이에 분노했다.
5. 사이메이 여학원(요리코의 학교)의 수사 압박을 받던 경찰을 믿지 못하여 요리코의 아버지는 단독 수사를 진행했다.
6. 요리코의 아버지는 모든 수사과정과 감정들을 노트에 기록하였다.
7. 요리코를 임신시킨 사람이 사이메이 여학원의 남자선생님임을 알아낸 후 그를 살해하였다.
8. 수사노트를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친다며 그녀는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할것이라고 생각했다.
9. 요리코의 아버지도 집에서 다량의 약과 술을 복용해 자살시도를 하였다.
10. 전직 간호사였던 도우미의 이른 발견 및 대처로 병원으로 이송 후 장기간 입원을 하게 되었다.
생각
이 부분까지도 정말 완벽했어요. 흥미진진했죠.
요리코의 아버지가 주인공인 수사물을 보는 듯 했어요. 어떻게 사건이 전개될지 범인은 누구일지 너무 궁금해서 빠르게 책장을 넘겼어요.
하지만 놀라웠던 사실.
'사건이 해결됐는데 왜 아직도 내용이 이렇게 많이 남았지...?'
요리코의 아버지가 자살시도를 한 시점이 겨우 1/3정도였어요. 당황스러웠죠.
그 후의 내용은 요리코의 아버지 시점으로 기술되지 않았어요. 추리소설로 유명한 작가 "린타로"가 화자로 등장하죠.
<요리코를 위해>의 작가이기도 한 린타로가 직접 책 속에 나타나 사건을 파헤쳐요.
이 작가의 책은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지만 추리 소설 작가라는 배경까지 함께 들고 책 속에 등장한다는 점이 또 흥미로웠어요.
린타로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때마다 잔잔한 파도에 여러번 부딪혀 깨지는 바위가 된 기분이었어요.
결말은 아래와 같아요.
결말
1. 사이메이 여학원의 이사장과 요리코를 임신시킨 남자 선생님은 부적절한 관계였다.
2. 학원의 위상과 부적절한 관계임을 들킬까 경찰 수사에 압박을 넣은 것.(요리코의 임신사실을 은폐)
3. 요리코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다.
4. 교통사고 당시 요리코의 아버지도 그 현장에 있었는데 그의 시선에는 요리코 때문에 생긴 교통 사고로 보였다.
5. 아내를 위해 겉으로 티내지는 않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다치게 한 요리코를 그 후부터 증오했다.
6. 하지만 요리코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7. 요리코는 성숙해지면서 어머니를 닮아 아름다워졌고 이를 이용해 술취한 아버지와 잠자리를 가지려고 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너무 충격적이죠. 하지만 여기까지는 잔잔한 파도에 불과해요.
아직 충격적인 내용이 더 남았답니다. 바위 깨지듯 박살나버린 최종 결말을 알려드릴게요.
8. 요리코가 임신한 아이의 친부는 사이메이 여학원의 남자 선생님이다.
9. 이는 요리코가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지 못 할 경우를 대비해 평소 소문이 안 좋던 남선생님을 꼬드겨 잠자리를 가진 것이다.
10. 요리코는 아버지에게 임신 진단서를 내밀며 "당신의 아이를 임신하였다. 어머니에게 다 말하겠다." 고 하였다.
11.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신의 사이를 부수려는 요리코에 대한 증오를 멈출 수 없었고 그녀를 살해했다.
12. 린타로는 사건의 진상을 알아낸 후 요리코의 아버지의 병실에 찾아간다.
13. 린타로와 이야기를 나눈 후 요리코의 아버지는 5층 병원 창문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린타로는 말리지 않았다.
14. 린타로가 요리코의 어머니에게 직접 이 소식을 전하러 집에 찾아간다.
15. 요리코의 어머니는 이 사건의 진상을 모두 다 알고 있음에도 방관해 왔던것을 린타로는 그녀와의 대화에서 깨닫는다.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밀리의 서재 후기에 결말이 많이 아쉽다는 말이 많던데 저 또한 공감합니다.
극에 달하는 느낌은 좋지만 끊어진 선로를 대차게 달리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마무리
요리코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들통날까 살인을 저지르고 완벽히 설계했죠.
요리코의 어머니는 하반신 마비를 얻은 후 남편의 사랑이 다른곳으로 튈까 걱정하며 살아왔고 이러한 생각들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방관하게 만들었죠.
단란해 보이던 가정은 단순히 "보였던 것"뿐 실상 아빠고 엄마고 정상이 없었죠.
요리코가 아버지의 애정을 갈구하다가 아버지와의 성관계를 다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민이 스쳐갔을까요.
어쩌면 애정결핍으로 자라난 요리코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린타로가 사건을 조사하면서 요리코의 엄마, 집의 도우미, 아버지 직장 동료들, 아버지의 친구들까지 모두 입을 모아
요리코의 아버지(교수)가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가 요리코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라고 했어요.
진실은 언제나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교훈을 준 책이네요.
결말을 알고 보더라도 요리코 부모님, 요리코의 친구들, 부모님의 친구들 등등 생략한 스토리가 많으니
한 번 읽어보셔도 재밌을 것이라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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